지방 용접공이 기대와 우려로 본 ‘제조업 르네상스’

천현우
천현우 인증된 계정 · 휴먼 계정입니다.
2021/10/21
제조업 르네상스란?

https://www.korea.kr/special/policyCurationView.do?newsId=148867741&pWise=sub&pWiseSub=B12

최근 출퇴근길 버스 안에서 공단 바깥 풍경을 보면 예전 같이 낡은 느낌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2년 전 스마트 업 타워가 들어서더니, 회사가 빠진 부지 여러 곳이 아파트형 공장으로 탈바꿈했더라구요. 아직 전통의 기업은 어찌 저찌 버티고 있으나, 사실상 대기업 하청기지인 낙후된 중소기업은 정리될 듯합니다. 
 
저 역시 그러한 ‘낙후된 중소기업’에 오래 머무는 사람으로서, 현장에선 제조업 르네상스라는 주제가 당장 피부로 와닿지 않습니다. 현장 내부에선 자잘한 설비 변화가 이루어지곤 합니다만. 인간이 더 작업하기 편하게 보조해주는 수준의 물리적 변화. 혹은 패턴 변화에 그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숙련공의 작업 능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점진적 공정 스마트화’ 정도는 기대해봤는데요. 경영자가 그럴 생각이 없는 건지, 애초에 그런 개념 자체가 없는 건지, 좌우간 중소 제조업 현장에선 신기술의 영향이 없다시피 합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제조업의 변화는 두 가지 감정을 들게 합니다. 어쩌면 이 흐름이 청년들의 계층 상승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예전엔 그나마 실력에 따라 대우를 더 받을 수 있었던 분야가 제조업이었는데, 그 구조가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청년들이 한 번 하청 기업으로 들어가면 대다수가 최저임금 연동제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일자리 대부분이 단순 노동직이거나, 최저임금으로도 부릴 수 있는 기성세대와 경쟁해야 하는 분야니까요. 하지만 이 정책을 계기로 새로운 창업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다면. 그리고 정책집에 나와있듯 ‘산업 인재양성 단계별 계획’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다시 한 번 무너진 사다리를 복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하는 한편. 또 다시 대기업 독점 구조로 흘러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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