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 노트 - #1. 을지로 지하식당과 담배
2023/04/15
담배, 피워보셨어요?
진짜 뜬금없는 이야기이긴한데,
을지로의 지하식당에 가면,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어디에서 피우는지를 알아두어야 합니다.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어디에서 피우는지를 알아두어야 합니다.
그러면, 색다른 게 보이거든요.
오늘의 도구는 담배입니다.
담배는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도구이자
꿈을 유도하는 도구입니다.
꿈을 유도하는 도구입니다.
뮤비 조연출이 본 담배
일단, 짧고 길었던 뮤비 조연출 시절의 경험을 먼저 말해야 합니다.
가족 중에 담배를 피는 사람이 없었던 환경 덕분에
자연스럽게 담배 냄새에 낯설어 하는 어른이로 자랐고,
자연스럽게 담배 냄새에 낯설어 하는 어른이로 자랐고,
길에서 담배를 피는 사람이 있으면 피해가곤 했죠.
그런 어른이가 처음으로 담배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인지하게 된 것은
뮤비 프로덕션에 들어간지 며칠이 안 된 새내기 시절입니다.
인수인계를 해줬어야 하는 조연출은 이미 도망을 가서 (이래도 안그만둬?)
아무것도 모르고 투입된 첫 현장이었습니다.
PD님이 연출 감독님과 말씀을 나누더니
저보고 미술팀에 트램펄린이 있는지 물어보고 오라고 하셨죠.
저는 바삐 움직이는 미술팀 언니를 찾아가 트램펄린이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미술팀 언니는 '미리 말씀을 하셨어야죠. 당연히 없죠.’
굉장히 난감해하며, 머리를 쓸어올리리던 언니는 일단 미술감독님께 여쭤보겠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상황을 엿듣기 위해 따라 나갔던 저는 보고야 말았습니다.
깊게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이는 그 모습을.
그 때 생각했습니다.
이래서 담배를 피우는구나.
직접 피우진 않았지만
그 깊숙한 한 모금이 오히려 제 몸 안으로 타고 흐르는 것 같았습니다.
죄송스러운 감정과 함께 묘한 쾌감이 들었죠.
그때부터 현장에서 담배를 피우시는
촬영 감독님, 퍼스트 오빠, 미술팀 언니들, 세트팀 실장님들,
동기 조연출 언니의 옆에서 간접적으로 흡연하곤 했습니다.
특히, 촬영 감독님께서 하던 말도 잊을 수 없죠.
촬영 재개를 위해 모시러 갔을 때, 태운지 얼마 안 된 담배를 물고
‘진짜 잠깐만 쉬자.’ 라고 말씀하시던 게 떠오릅니다.
그리고 저는 그 옆에서 허허 웃으며 털썩 주저 앉았죠.
그리고 저는 그 옆에서 허허 웃으며 털썩 주저 앉았죠.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꿉꿉한 냄새에 매료되게 만들었을까요.
뮤직비디오는 짧은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