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2/11/20
문제가 생겼을 때 피해자의 잘못으로 돌리면 많은 것들이 쉬워집니다. 조사는 간결해지고 가해자나 참여자를 둘러싼 논쟁도 줄어들어요. 문제가 생기면 개인의 잘못으로 돌려버리는 사회의 기형적인 모습을 범죄의 영역에서 마주할 때 무력함을 느낍니다. 피해자의 고통에 대한 공감이 어렵고 힘든 줄은 알았지만 피해자의 삶에 대한 인식조차 쉽지 않다는 점이 슬픕니다.

이어쓰기를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글로 사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행위는 여러 위험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니까요. 나의 일이 아니라는 안심에서 비롯한 동정인지 연민인지 아니면 진실한 공감인지 불분명하거니와 글 값을 주는 공간에서 값을 위한 글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선영 님의 이야기에 말을 덧붙이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제 스스로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시혜적 관점을 바탕으로 한 겪어보지 않은 자의 오만일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있었고요. 글이 올라온 날부터 지금까지 고민이 깊었지만 새로운 글이 많이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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