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내 마음을 내가 믿어요 - 1. 피아노 테니스 즐기던 명랑한 청춘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3/07/26
* 대전의 여성 구술생애사 - 강은순

선화동에서 여기 시집온 지 40년이 넘었어요. 시집오기 전에 나 전화국에 다녔었지. 내가 거길 어떻게 들어갔냐면, 우리 아버지가 전화국을 다녔어. 그래서 그쪽 사람들을 많이 알잖아. 전화국장이랑 아버지가 또 친구네? 그래서 내가 임시직으로 6개월을 다녔어. 그리구나니 정식(정규직)되드라구.

그래가지구 이제 전화국이 대고오거리 본점이니까, 퇴근하면 집에 가서 피아노가방 들고 어덕마을로 걸어가는 거야. 그러믄 선화동에서 쭉 올라오면 호수돈여고 있고, 내리막길로 쭉~ 질러가면 어덕마을이야. 옛날엔 차 타려고 하면 기다려야 하구, 걸어가는 게 빨랐지. 그럼 피아노를 치고 오는 거야.

거기 피아노집이 7공주집이야. 응, 걔네 아빠가 7공주에 아들 하나 났어. 그 집은 아들 귀해. 여자한테 얻어갖고 온 아들이야. 엄마가 낳은 아들이 아니지. 근데 그 엄마가 아들을 의사까지 만들어놓고 돌아가셨어. 그 집 큰 딸 윤옥이하고 나하고는 동창이야. 걔네 아빠는 음악선생이었구. 거긴 어덕마을에서 피아노 다섯 대가 있는 집이었어. 전문적으로 피아노레슨하고, 그래 얼마나 부잣집이냐~, 그 시절에. 그때는 우리 집에 피아노 없었어. 그 집은 용두동 어덕마을이라 하면 알아줘여. 당시에 그랬어. 그런데 걔는 목대(목원대) 음대를 가고, 나는 이제 고등학교, (대전)여상 나와가지구 전화국 4년 다니구 있었지.

고등학교 다닐 때는 대흥동성당 옆에 카톨릭문화회관 있어. 거기서 '한목소리'라고 목요일마다 기타를 배웠어. 그 기본적인 거를 안 배우면 못 쳐요.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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