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랑은 독립적이고 동등한 개인들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가족에 관하여)

흠좀무
흠좀무 · 좋은 글 읽는 걸 좋아합니다.
2021/11/30
한국 사람들한테 '가족이 부담스러운 적이 있었냐?'고 질문하다니.. (얼룩소는 가끔 지독한 구석이 있다.)
나는 역으로, 가족이 부담스럽지 않던 적은 얼마나 될지 묻고 싶다. 

나는 큰 빈곤이나 좌절을 겪지 않으며 살아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늘 나에게 디폴트로 부담감을 주는 존재였다. 놀랍게도, 그들이 늘 선의로 가득 차 있음에도 그러하다.

가족 이야기

부모님은 자녀 교육에 열정적인 편이셨다. 가진 형편 내에서 좋은 (공교육) 학군과 좋은 사교육을 자녀에게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셨다. 그건 일종의 (선의가 가득했지만) 투자였고 수혜자는 자녀인 나였으니, 피투자자로서는 투자자의 열정과 소망에 압박과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후에 당신들이 원하던 전공과 내가 원하던 전공이 달라 재수를 하겠노라 말씀드렸을 때의 그 대화, 표정, 분위기는 아직도 잊기 힘들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결혼을 하기 전까지의 5년의 기간 동안 나는 경기도 부모님 댁에 얹혀살았다. 나는 서울에서 회사생활을 시작했지만,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독립을 하는 것은 수지타산에 맞지 않았다. 학자금 대출은 남아 있었고 독립을 했을 때 지출되는 비용들을 생각하면, 향후 결혼을 위한 자금 마련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의 서울 전/월세 비용은 지금보다는 꽤 싼 편이었지만)

맞벌이 부부였던 우리는 아이가 생기자 그간의 근무형태를 수정해야 했다. 아내는 1년 남짓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 출산휴가가 어려운 회사였기 때문이다. 나는 회사에서 눈칫밥을 좀 먹어가며, 가능한 휴가를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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