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돌에 앉아 - 남해 뚜벅이 여행 3일 차

수달씨
수달씨 · 글 쓰고 그림 그리고 디자인합니다
2023/07/25

아침 일곱 시. 커튼을 걷으니 모처럼 하늘이 보였다. 남해 여행 3일 차이자 마지막 날 겨우 만난 하늘.  하늘은 못참지. 눈곱도 떼지 않고 바람막이 점퍼를 걸친 채 밖으로 나왔다. 숙소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펼쳐지는 몽돌 바닷가. 이 바다가 있어서 식당도 편의점도 없고 관광지에서도 떨어져 있는 이 심심한 숙소를 선택했다.

옅은 구름이 여전히 마을 위를 덮고는 있지만 이 정도 햇살이나마 느낄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 어제 비에 젖은 샌들을벗어서 햇살 아래 내려놓고 몽돌 해안에 앉았다. 징그러운 바다 벌레가 돌아다니긴 하지만. 얘네들을 보는 것 조차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몽돌 해안의 파도소리는 마치 음악같다. 쏴- 촤르르. 쏴- 촤르르르. 헤아릴 수 없는 세월동안 서로 부딪혀 반질반질해진 것들이 내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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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고 그림 그리고 디자인 합니다. 시골집과 마당을 가꿉니다. 서점 주인이 되는 꿈이 있습니다. 독립출판 에세이집 <오늘의 밥값>, <어쩌다 마당 일기>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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