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만은 잊지 말자.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04/21
작은 관람실 안, 익숙해질 일이 없는데 익숙하게만 느껴진다. 아마 이 곳에서 남아있는 기억들이 강렬한 탓에 그리 느껴질런지도 모르겠다. 익숙한 창문, 익숙한 사진의 위치, 그리고 높이 붙어있는 모니터에 뜬 이름까지. 사진과 이름만 달라졌을 뿐, 변하지 않는 그 곳에 변한 내가 앉아 있다.

한 때, 이 곳에 앉아 울고 있었다. 너때문에 아빠도 미칠거 같아-라는 말과 함께 밖으로 나오게 했던 아버지의 모습, 더 울어도 된다며 등을 토닥이던 어머니의 모습. 좋아지지 않으실 것 같았다는 말이 매정하게 느껴졌던 한 친척의 모습까지.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 그 곳은 전해질리 없는 화장의 열기가 전해지는 듯 갑갑하고 뜨겁게 숨이 막혀왔었다.

조카의 역할로 이 자리에 앉아 있다. 남동생과 함께 자리를 지키는 시간, 평범한 남매의 대화를 이어나가다 외숙모와 사촌동생들이 돌아오자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동생과 함께 납골당 주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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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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