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 허리가 끊어질라 해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4/02/16
웬만하면 장날에 장을 본다. 
채소와 과일은 마트보다 훨씬 싸다. 
명절 대목 장이 섰던 며칠 전에는 날씨도 푸근했다.
짐작했지만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내가 주로 가는 과일점은 부부가 같이 장사를 한다. 
과일을 어디서 떼 오는지 먹어 본 중에서 제일 맛이 좋다.
아내는 앞에서 팔고 남편은 뒤에서 박스를 뜯어 사과나 배 귤 등을 낱개로 담는다. 
두 부부는 30대 중후반 쯤으로 보인다. 갓 결혼한 새댁처럼 아내 목소리가 앳되다. 

그이들은 손님을 ‘아버지’ ‘엄마’로 호칭한다.
근데 그 말이 거북하지 않다.
새댁이 방글방글 웃을 때 나도 배시시 웃는다.
어느 새 내 손엔 귤이나 사과 한 조각이 들린다.

 “엄마, 이거 드셔 봐~ 진짜 달아~. 어디 가서 이렇게 단 거 못 골라~~”

애교가 섞인 코맹맹이 소리, 게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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