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3/01/11
살아온 인생의 길이가 생각의 깊이에 비례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사건사고를 바라본 사람이라면 비슷한 일이 반복될 때 사안을 바라보는 시선의 방향이나 심도가 달라지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믿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의료정책에 대한 문제제기는 안타까웠습니다. 전장연 시위에 대한 문제를 초창기부터 꾸준히 제기하고 관련 글에 초점을 두는 플랫폼에서 효율성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는 세금의 사용방식을 아깝다고 여기는 의료서비스 종사자의 정제되지 않은 주장을 공론장에 올린 것은 너무 거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글을 읽은 지인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한국 의료 정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의사 필자가 찾아서 저 수준이라는 게 슬픈 일입니다.

함께 이야기해야 하는 주제인 것은 맞지만 토론소라던가 얼룩소 자체 콘텐츠 또는 미디어를 활용하여 시작할 수도 있었을 텐데 꼭 그런 방법이어야 했나 싶었습니다. 다수 집단의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혜택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효율성을 기반으로 한 논리에 전문가의 의견이라는 정당성이 하나 더해진 기분이 들기도 해서 좀 슬펐어요.

한편으로는 교육 수준이 높은 전문가 집단이 의견을 표출하는 방식이 꼭 가방끈의 길이와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배웠습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더욱 강렬하게 알게 되었... 여러 의미로 '다양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의로운 일을 지지하고 바른 방향으로 사회를 이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맹점 혹은 외면하고 싶은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재정'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합니다. 하지만 방식의 문제였을까요. 세금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세금을 더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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