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농부 그리고 책 - 어쩌다 마당 일기

수달씨
수달씨 · 글 쓰고 그림 그리고 디자인합니다
2023/06/20


마당에 더위가 찾아왔다. 오늘 서울 최고 온도는 34도 일거라는 예보를 들었다. 집 안은 그래도 꽤 시원한 편이었는데, 이제는 하루 종일 해를 받은 저녁이면 에어컨을 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올 해 농사는 그 어떤 때보다 게으르다. 심은 것도 별로 없는데, 그마저도 거의 내버려둔 채다. 얼마전 저렴한 예초기를 들여서 무성한 잡초들을 예초기가(예초기를 든 남편이) 처리하고서는 마당에 나갈 일이 많지 않다. 봄에 사다 심은 꽃들이 이제 더위에 한풀 꺾여 모두 앙상한데도 꽃밭마저 내버려두었다. 미안하지만 마당 노동이 약간 지긋지긋 하달까. 나의 쉼이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실은 다른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바로 책 짓는 농사. 첫 책을 내고 몇 달이 지나지 않았지만 뭐에 씌었는지 두 번째 책을 서둘러 완성했다. 첫 책 <오늘의 밥값>을 지난 2월께 늦겨울에 완성하고, 두 번째 책은 초여름이다. 뭐가 그리 급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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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고 그림 그리고 디자인 합니다. 시골집과 마당을 가꿉니다. 서점 주인이 되는 꿈이 있습니다. 독립출판 에세이집 <오늘의 밥값>, <어쩌다 마당 일기>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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