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슬픔, 사람은 헤아릴 수 없다

율무선생
율무선생 · 사회는 빛과 그림자의 산물이다
2023/02/06

너의 찬란하였던 순간의 끝을 보고 우리는 억겁의 시간을 가진다
너의 허망함을 헤아릴 수 없어 우리는 어색한 흉내만 한다
너의 억울함을 헤아릴 수 없어 우리는 또 한 번 자만한다

너의 슬픈 길은 우리는 헤아릴 수 없다
단지 헛되고도 허망한 죽음이 아니길 투쟁한다
너의 슬픈 눈도 우리는 헤아릴 수 없다
단지 초월적인 공간 안에선 행복하길 바란다
너의 죽은 심장도 우리는 헤아릴 수 없다
단지 다른 심장들은 지키겠노라 거품같은 약속을 한다

너의 슬픔은 숨결 붙은 자는 헤아릴 수 없다
신이 있다면 우리에게 단 한 번의 오작교를 내려주길 바란다
우리는 너의 얼굴을 매만지며 마음 다칠까 아스라져가며 물어볼 것이다
너는 그때 얼마나 무서웠느냐고
너는 그때 불청객 같은 죽음을 받아들였느냐고

신이 있다면 너의 슬픔이 조금이라도 풀어지도록 억겁의 발언권을 주길 바란다
나는 그때 너희를 못 볼 거란 생각에 무서웠다고
나는 그때 불청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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