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돌아왔다 - 광수언니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3/11/30
*바쁜데 일거리가 또 생겼네, 그래도 이런 건 거절할 수 없다!


빨래를 돌려놓고 주방으로 나오는데 폰이 울린다. 아침부터 웬 전화? 광수언니다. 여행은 잘 다녀오셨어요? 인사가 끝나기도 전에 그녀가 말했다. 지금 바뻐유? 아뇨. 그람 이리 와서 알타리 뽑아놓은 것 좀 가져갈래요? 알타리요? 이, 우리 아저씨가 날씨 추워진다구 다 뽑아놓구 볼일 보러 나갔슈, 내일 온댜~. 가보니 비닐에 담긴 알타리 두 뭉텅이가 언니네 현관문밖에 나란히 놓였다. 나두 하나 해보려구. 자기는 저기서 하나 골라가. 양이 꽤 된다. 바쁜데 일거리가 또 생겼네. 그래도 이런 건 거절할 수 없다.
   


양이 많은데 아저씨 오시면 같이 하시져~. 우리 아저씨 옆에 있으믄 내가 못햐? 왜요? 내가 김치 한 번 담잖아? 그믄 어찌나 옆에서 잔소리를 해대는지 확 뒤집어엎고 싶어. 고춧가루가 어떻고 소금이 어떻고, 아으~ 없을 때 나 혼자 해보려구, 흐흐...
   


언젠가 마트에서 달랑무를 사다 김치를 담그고 맛이 들 때 쯤 해서 광수언니한테 한 보시기를 건네며 맛만 보시라고 했다. 다음에 언니를 만났을 때 ‘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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