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3/10/04
추석 전날이다. 명절 준비를 얼추 끝낸 오후 서너시,  큰형님(큰동서)이 안방으로 들어갔다.

"니들 전 부쳐놓은 것두 먹구 차 한 잔씩 해~. 난 좀 누웠다 나올게."

침대에 누우면서 에구구구~ 하는 큰형님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형님나이는 지금 60대 초반인 나보다 더 아래인 50대 후반. 30대 초중후반의 우리들(둘째인 나와 아랫동서 그리고 막내동서)은 채반에 부쳐놓은
동그랑땡이나 동태전, 육전, 버섯전, 배추전, 꼬지전 등을 자기 입맛대로 골랐다. 

"커피 타서 우리 옥상 가서 먹자!"

3층 옥상에서 바라보는 큰형님네 동네가 한 눈에 들어왔다. 대방역이 보이고 나무가 우거진 공군사관학교 후문일 것 같은 곳도 보였다.  동네는 한산했다. 도로의 차들이 띄엄 띄엄 지나갔다. 사람들은 대부분 '고향'으로 명절을 쇠러 갔을 것이다.  


고향, 하면 시골풍경이 앞서 떠오른다. 내 고향은 서울인데도 서울이 고향이라 말하는 건 무척 어색하다. 굳이 내고향일 것 같으면 나는 부모가 태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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