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신곡

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3/01/11
이쯤 되면 '쟤는 뭔 책을 저렇게 중구난방으로 읽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말고 나는 책을 읽는 목적이 분명한 사람이다. 인쇄체를 보고 싶어서 책을 읽기도 하고 친구에게 자랑하려고 읽는 경우도 있다. 읽어야 할 필요성을 느껴서 읽기도 하고 심심해서 또는 너무 불안해서 책을 읽기도 한다. 어떤 날은 책장의 촉감이나 종이 넘기는 소리가 좋아서 보기도 하고 책에 뿌려둔 방향제가 좋아서 들춰보는 경우도 있다. 책빗자루로 먼지를 털다가 무심결에 펼쳐 들고 아무 곳에서부터 읽기 시작하는 일도 허다하다.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보는 시대에 책을 읽으라고 침을 튀기는 사람을 보면 좀 웃기기도 하다. 왜 읽어야 하는가. 대형서점 종합베스트셀러도 출판사의 로비가 들어가는 세상인데. 노래 가사보다 뮤직 비디오 해석이 더 주목을 받는데 책 좀 안 읽으면 어때.

꼼꼼하게 이해하며 읽을 것들은 사실 책이 아니다. 법원에서 갑자기 날아올 수 있는 특별 송달 등기에 적혀 있는 내용이나 내일 서명을 앞두고 있는 부동산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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