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내 마음을 내가 믿어요 - 5. 오밤중에 쓰는 거 아니다, 복 나간다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3/08/03

시집와서 살림살이는 열심히 했어. 반짝반짝 빛나게, 진짜. 구석구석 누가 그렇게 시골사람들이 쓸구 닦구 해? 그냥 내가 와가지구 막~, 마루니 뜰팡이니 어우, 뜰팡 밑에두 먼지때기 하나 없게 하구. 응~, 거미줄 하나 없이 깔~꼼하게 치우구 살았지. (얼마나 피곤하셨어요~ 아하하) 



수건 같은 것도 있잖아, 아주 반듯반듯하게 개켜놔야 해. 그러니까 밤에두 뜰팡 쓸구하니까 시아버지가 한 숨 주무시고 깨서는, “얘~ 지금 밤에 그렇게 오밤중에 쓰는 거 아니다. 복 나간다~.” 그러셨어. 하하하... 그리고 소 키우는 외양간 맨 밑에 그거 볏짚 떨어지잖아여~. 어우, 나 그게 싫어여. 깔~꼼하게 쓸어져 있어야 좋지. 근데 이 송씨들은 그런 건 안 치우더라구. 대비짜루 갖구 내가. 응~, 나만 치우는 거야. 
   


하여간 나는 중고등학교 다닐 때도 그렇구 성숙해서두 어~, 예를 들어서 전화국 일요일에 놀잖아. 그러면 막 집부터 대청소를 우리 마당부터 시작해서 옆에 골목까지 싹~쓸고 그랬어. 그러니까 우리 옆집 아줌마 그 분이 강연화씨여. “아유, 은순아, 너는 어떻게 그렇게 청소도 잘하냐? 아주 그냥 골목을 다 쓸어~.” 그래. 그럼 “어우, 쓸어야 깨운한데 어떻게요~.”그러지, 내가. 
   


겨울에 예전엔 연탄 땠잖아. 그래가지구 골목 언덕길에 그걸 다 뿌리고 그랬어. 미끄럽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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