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원작, 고민 없이 답습한다면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3/04/29
▲ 영화 <서치2> 포스터 ⓒ 소니픽처스코리아
페이스타임 화면으로 시작하는 영화가 있다. 그로부터 결말까지 노트북과 태블릿, 휴대폰 화면을 그대로 관객에게 노출한다. 전자기기 영상으로 서사를 풀어가는 것, 2017년 작 <서치>가 내보였던 바로 그 선택이다. 원작 개봉 5년 만에 등장한 속편은 원작이 보여준 연출을 고스란히 따라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한다.

서사 역시 마찬가지다. <서치>가 사라진 딸을 찾는 아버지의 이야기였다면, <서치2>는 없어진 엄마를 찾는 딸의 이야기다. 원작이 엄마가 부재한 가정의 균열을 일깨웠다면, 속편은 아버지 사망 뒤 사이가 벌어진 모녀의 상황이 부각된다. 사실상 상실의 아픔을 소화하지 못한 가정과 그로부터 벌어진 균열, 갑작스레 일어난 실종과 그를 뒤쫓는 남겨진 가족의 이야기가 완전히 동일하다 할 것이다.

작법과 내용이 동일하다면, 속편은 원작과 같은 성취를 거둘 수 있을까. 그것이 <서치2>를 바라보는 나의 궁금증이다.
 
▲ 영화 <서치2> 스틸컷 ⓒ 소니픽처스코리아
<서치2> 원작 성공 이어갈까

<서치>를 찍은 아니쉬 차간디가 각본을 쓰고, 원작에서 촬영을 맡은 니콜라스 D. 존슨과 신예 윌 메릭이 연출했다는 점에서 절반쯤은 그 정통성을 잇고 있다고 봐도 좋겠다. 원작의 성공으로 제작비는 조금 불어났고, 미국의 작은 도시를 넘어 해외 로케이션까지 떠난다. 연출과 서사에서 특이점은 없다지만 제한적이었던 규모를 조금은 키워낸 게 몇 안 되는 차이라고 하겠다.

그레이스...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376
팔로워 192
팔로잉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