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22%는 월셋집에 산다

박재용
박재용 인증된 계정 · 전업 작가입니다.
2023/04/06
초등학교 4학년 때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를 왔습니다. 어쩌다 보니 중학생이 될 때 쯤 가세가 기울어 부모님과 여동생 나 4식구가 방 두 칸 월세에서 살게 되었죠. 그러면서도 월세 내기가 빠듯해서 어머니가 일수를 빌리고 갚기 위해 허덕이시던 것이 생각납니다. 대학에 진학해서도 늘 월세가 문제였죠. 집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고, 나는 자취방 월세를 내기에 급급했습니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한참을 월세에 시달렸죠. 
   
특히 가난한 이들에게 월세는 매달 돌아오는 질곡입니다. 월세에 대한 부담은 가난한 이들을 더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내모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세 식구가 월 30~40만원으로 두 칸 이상의 방을 얻으려면 서울에선 반지하밖에 없습니다. 그러고도 매달 월세를 내고나면 남는 돈이 없습니다. 중산층이 서울 변두리에 아파트 하나라도 당첨되길 바라는 것처럼 가난한 이들에겐 지상에 방 두 칸 혹은 세 칸을 얻을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는 것이 행복을 약속하는 열쇠처럼 여겨집니다. 
   
월세 2000년 12.6%에서 2020년 22.9%로 약 두 배 증가
   
사실 우리나라의 전세 제도는 세계적으로 독특한 형태입니다. 다른 선진국을 보면 대부분 자기소유가 아니면 월세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경우 소득 대비 임차료 비율을 OECD 나라들과 비교하면 결코 높지 않습니다. 자가가 55~60% 정도 되는 거야 다른 나라랑 별 차이가 없지만, 전세가 나머지의 절반 정도 차지하니 실제 월세를 내는 이들이 적은 까닭입니다. 하지만 월세를 내는 이들의 비율이 늘고 있는 현실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1970~1990년대까지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주택이 모자라면서 꾸준히 월세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1990년 이후 수도권 집중이 완화되고 신도시 등의 주택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그리고 사람들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자가와 전세 비율은 높아지고 월세 비율은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월세 비율이 다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보면 ...
박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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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사회가 만나는 곳, 과학과 인간이 만나는 곳에 대한 글을 주로 썼습니다. 지금은 과학과 함께 사회문제에 대한 통계를 바탕으로 한 글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출간된 책으로는 '불평등한 선진국',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통계 이야기',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 '웰컴 투 사이언스 월드', '과학 VS 과학' 등 20여 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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