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를 만났다.
당뇨환자로서 3개월에 한번 의사를 만나러 가는 것은 시험보러 가는 떨림 비슷한 것이다.
나의 3개월간의 삶이 당화혈색소와 혈당으로 측정되어 인정받는 것 같다.
대선 이후, 침잠해가기만 하는 나의 마음을 부여잡고자 하여 그리고 내 몸을 지키며 후일을 도모하고자 걷기 운동을 결단했다.
그래서 지난 3개월간 거의 매일 일만보 이상을 걸었다.
비가 오는 날에도, 무척 더운 날에도 이를 지키려고 애썼다.
매일의 운동기록을 오늘 하루 운동을 나누는 친구들과의 카톡방에 공유했다.
그래서 내심 이번 의사와의 만남에서는 좀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맞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가졌었다.
그러나 웬걸. 별 차도가 없단다.
2형으로 시작한 당뇨와 함께한지 어언 15년이 되어간다.
이제는 1형 판정을 받아, 나의 췌장기능은 거의 기능하지 않는다는 판정을 받았다.
췌장 없이 인슐린 주사로만 내가 먹는 것을 소화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사실 나에게는 췌장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