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화가'의 그리움이 담긴 '우리들의 어머니' 모습
지난 9일 폐막한 ‘프리즈 서울’을 관람하면서 가장 눈에 들어온 작품 가운데 하나가 변월룡(1916~1990)의 ‘어머니’였다. 학고재 갤러리에 들어가 그림을 보는 순간 ‘우리들의 어머니’ 모습 그대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6년 이후 국내에서 여러 차례 전시되었던 변월룡의 보석 같은 대표작이지만, 실제 그림으로는 처음 보는 나는 눈을 떼지 못하고 계속 그림을 들여다 보게 되었다.
변월룡의 어머니는 1945년에 돌아가셨다. 그런데 변월룡이 어머니를 그린 것은 1985년이었다. 그래서 그림에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베어난다. 하얀 머리의 어머니는 흰 저고리에 짙은 갈색의 치마 차림이다. 두 손을 매만지고 있는 어머니의 눈은 이미 제대로 뜨기가 힘들어 보인다. 어미니 옆에는 장독이 놓여있다. 늙어버린 어머니와 장독의 형상이 그 시절 우리들의 삶의 서사처럼 느껴진다. 사실 복잡하지 않고 장독 하나 놓여있는 인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