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도 민방위 훈련을 받아야 한다."
이 표현의 핵심은 민방위가 아니다. 민방위 훈련이 (그 현장이 얼마나 처참한지는 차치하고) 전투 대비가 아닌 재난 재해시 생존 매뉴얼 습득을 주로 하는 것이기에 병역의무 논란으로 이어질 필요가 없다고 변명을 한들, 언어는 발화되는 사회 안에서 읽힌다. 어휘 하나에 묻은 편견을 예측하지 않는 건, 그 자체가 이미 충분한 의도다.
여성‘도’라고 하는 순간, 그건 무조건 남자‘만’이라는 추임새로 이어지고 자연스레 ‘왜 여자만’이라는 해묵은 구도와 연결된다. 그리고 배려, 특혜 등의 단어가 덕지덕지 부정적 의미로 붙는다. 그 끝에, ‘권리만 주장하고 의무는 하지 않는 어떤 성별의 이기적인 익숙한 모습’이 둥실둥실 사회에 부유한다.
여성도 민방위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김기현 의원은 이대남 표를 노리는 포퓰리즘, 젠더 갈라치기 등의 비판이 있은 후 진행한 방송 인터뷰에서 “왜 여성만 훈련 안 받아도 된다는 그런 논리를 펼치는지 저는 도저히 수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