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업무를 하다가 잠시 쉬고 있는데, 주간경향 송윤경 기자님으로부터 인터뷰 전화가 왔다. 약 30분간 울분을 토하듯이 이야기를 했는데, 요컨대 댓글은 왜 공론장이 될 수 없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그 내용이 담긴 기사가 최근에 포털에 떴기에 우선 공유드린다.
기사에서 보듯, 적잖은 연구자들이 댓글, 특히 포털뉴스에 달린 댓글에 담긴 혐오표현들이 가진 파괴적인 힘을 지적하고 있다. 기사 내에서도 몇 가지 (합리적인) 반론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일단 오늘은 '댓글 순기능론'에 대해서만 논박하고자 한다.
1990년대 말 PC통신의 도래 이후 한국의 인터넷 역사를 아는 이들은, '인터넷 유토피아론'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인터넷이라고 하는 신기술이 사람들 사이를 이어주고, 서로의 말을 흐르게 함으로써 민주적 역량을 꽃피우게 되리라는 희망찬 예언이 설득력을 갖고 있던 시절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서로의 나이도 이름도 뭣도 모르는 상태에서 만났으나마 서로에게 존대를 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