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는 내게 큰 위로를 주는 친구였다.
어린 시절부터 아빠는 아침에 눈을 끄면 클래식 FM 93.1을 배경음악처럼 틀어주셨다. 라디오를 들으면서 가끔 맘에 들어오는 곡이 있으면 아빠의 LP를 찾아 듣기도 하면서 그렇게 라디오와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듣자마자 빠져든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라디오를 켜고 그 시그널 뮤직이 흐르면 심장이 두근두근했다. 유행하는 가요를 듣고 또래의 사연도 듣고 가수들의 이야기도 들으며 참 행복했다. 전화 연결도 무수히 시도해봤지만 전화 통화는 신의 영역이라는 것을 안 다음부터는 맘 편히 타인의 인생을 들으며, 음악을 들으며 그렇게 사춘기의 시작을 달랬다.
방학이 되면 낮에 하는 <김기덕의 두 시의 데이트'>,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으며 공테이프에 마음에 드는 노래를 무작정 녹음해서 하염없이 들었다. 음반도 귀하고 중학생 용돈으로 구하기도 힘든 시절이었다. 동네 레코드 가게에 가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