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대적으로 일찍 자가용을 소유했다. 내가 초임 시절, 학교에 자가용으로 출근하는 사람은 이사장과 이사 몇 분이었다. 돈 많은 학부모들은 스쿨버스가 아닌 자가용으로 아이를 내려다 주기도 했다. 교사 가운데 자가용을 소유한 사람은 딱 한 명이었다. 그가 차를 바꾸면서 동료들에게 자기 차를 사겠느냐고 물었다. 남들은 망설였다. 신혼여행 후 비용이 조금 남았던 나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나는 마이카 시대보다 조금 일찍 자가용을 소유했다. 갑자기 생겼다고 해서 애칭을 ‘홍두깨’에서 따와서, ‘두깨’라고 했다. 설악산, 해남, 안면도 등, 동서남북을 다녔다. 당시에는 내비게이션이 없어서 지도를 보면서 다녔다. 집사람이 옆에서 지도를 보며 길 안내를 했다. 오른쪽을 가리키면서 좌회전이라고 하기도 했다. 차에서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는 상상하는 그것과 같다. 고속도로 출구를 잘 못 나와 몇십 킬로를 더 간 적도 있다. 그때 몇 가지 버릇이 있었다. 운전을 정식 학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