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구현사제단’을 만든 열혈사제, 함세웅
카톨릭 개혁의 세례를 입고 성장한 신부 1962년부터 1965년까지 열린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보수적이고 근엄했던 로마 카톨릭이 현대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한 20세기 판 종교개혁의 시발점이었다. 그 전까지 카톨릭은 가급적 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성직자와 신자 간의 위계를 중시하는 고립적이고 권위적인 종교 집단이었다.
4년 동안 역사상 최대의 행사로 치러진 마라톤 공의회 끝에 확정된 새로운 헌장과 교령, 선언들은 장차 카톨릭 교단이 지향할 중요한 가치와 사명을 모두 담고 있다. “보다 인간적으로, 사회 속으로 더 깊이, 더 많은 포용, 다른 것들과의 화해”로 요약될 수 있는 로마 카톨릭의 변화 결심은 전 세계 카톨릭 신자들의 삶은 물론 그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 전체에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
이전까지 ‘견고한 성채 속의 종교’였던 카톨릭은 2차 공의회 이후 시민들과 어울리며, 정의로운 일에 앞장서고, 사회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