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함에 선거공보가 들어있었습니다. 외출을 마치고 들어오는 길이었고, 어느새 벌써 날이 그렇게 되었네 하며 꺼내 들고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생각해보니 투표가 정말 얼마 남지 않았더라고요. 동네에 플래카드들이 이리저리 붙어있어 분위기는 알고 있었지만, 정말 코앞이었습니다. 집으로 들어와 책상 앞에 앉아 봉투를 열었습니다. 각각 후보들의 선거 공약들이 쓰인 인쇄물이 나왔습니다. 큰 정당은 페이지도 많고 색도 다양하고, 작은 정당은 약간은 소박합니다. 그렇게 찬찬히 한번 내용을 읽어보았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번 총선에 투표하기 싫습니다. 평생을 흔히 말하는 정치 고관여층으로 살아왔습니다. 요즘 세상일수록 오히려 정치는 필수재라고 생각했고, 제 나름의 주관과 사상도 있었습니다. 치열하게 고민했던 시절도 있었고, 정당 활동에까지 제 열심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국 정치라는 이 ‘게임’을 너무 재밌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선거공보 봉투 속 내용물들을 살펴보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