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인문학협동조합원이 되었나
인문학협동조합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대학원 과정생이거나 박사과정을 마친 뒤 시간강사 직을 견뎌내는 사람들이다. 물론 다소 안정적인 교원 지위를 가지고 있는 분들도 상당수 있다. 형편이 다르면 태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내가 조합의 선두에서 일을 진행하면서 경험한 바에 따르면 우리 조합원들의 대다수는 지나치게 금욕적이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도저히 견적이 나오지 않는 수입을 가지고 어떻게든 생활을 꾸려나간다. 그럼에도 일에 대한 욕심을 보이기보다 양보를 먼저 내민다. 물론 이런 태도를 순수한 덕성의 차원에서만 이해할 필요는 없다. 모두가 출발선이 다르고, 여력의 정도도 천차만별이다. 또 제 전공과 제 분야 아닌 것에 대한 겸양을 오랜 연구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체득했을 것이다. 윤리 이전에 깜냥이 활동을 제한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 문제의 소지는 오히려 다른 곳에 있어 뵌다. 조합원들이 인문학협동조합의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