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티스 영화의 범람1970년대 한국 영화사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호스티스’ 물의 범람 현상을 꼽을 수 있다.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아 생소할 수도 있는 단어 ‘호스티스(Hostess)’는 손님을 시중들거나 접대하는 여성을 일컫는 말이다. 70년대 당시만 하더라도 원뜻에서 변형돼 술집에서 일하거나 윤락업에 종사하는 여성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많이 쓰였다. 프랑스어 ‘마담(madame)’이나 우리말 ‘아가씨’처럼 원래 의미보다 특정한 뉘앙스를 연상시키는 맥락으로 사용되다 보니, 일상에서 함부로 쓸 수 없는 말이 됐다.
이상스럽게도 1970년대 한국 영화에서는 가난한 여성, 못 배운 여성, 가정과 일터에서 고통 받는 여성들에 대한 재현이 주를 이뤘다. 하층계급 여성의 수난사 혹은 사회적 지위의 차이 때문에 이뤄질 수 없었던 여성의 실패한 사랑 이야기가 관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영화 속 여성 주인공들은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안간힘을 쓰고 잘 살아보려 했으나, 이들은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