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선.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을 때, 그는 이 말로 표가 떨어질 걱정을 거의 하지 않았을 것이다. 2017년까지만 해도 ‘페미니즘’은 정치인들이 예민하게 다룰 단어가 아니었다.
2021년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찬반 어느 쪽도 건드리기 어려운, 단연 가장 뜨거운 단어가 페미니즘이다. 여자양궁 안산 선수는 한국 여름 올림픽 사상 첫 3관왕이다. 그런 선수조차 ‘페미 의혹’이 있다며 공격받는 시대가 됐다. 학교 교실에서는 성차별 수업을 하다가 “선생님 페미예요?”라는 남학생의 공격성 질문을 받고 당황하는 교사들이 속출한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악용이 되어 남녀 간의 건전한 교제도 막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쯤 되면 정면으로 물어볼 때가 됐다. 한국의 페미니스트는 대체 누구인가? 그들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페미니즘과는 다른, ‘한국형 페미니스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