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 때 예뻐 보이고 싶다며 계절에 맞지 않는 노란 원피스를 입고 갔다가 내내 오들오들 떨고 왔던 꼬마가 학부모가 되었다. 누군가는 아이의 입학이 그리 떨렸다는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너무 의미를 두고 싶지 않았다는 게 어쩌면 나의 의미인지 모르겠다.
한국의 교육을 신뢰할 수 없는 나는 그럼에도 한국의 공교육을 믿어보기로 한다. 내가 아는 한국의 교육은 답이 나오지 않지만, 당장 내 눈앞의 학교는 제법 괜찮아 뵌다. 수업은 서두르지 않고 선생님들은 다정하다. 돌봄과 방과후는 꽤 촘촘하고 아이는 학교를 가고 싶어 어쩔 줄 몰라 한다.
어쩌면 공교육은 공교육을 믿지 못하는 엄마들의 심리 때문에 못 미더운 탈을 억울하게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수능으로 모든 것이 귀결되는 지점만 아니라면 어쩌면 한국의 교육도 괜찮은 모습이지 않을까. 사교육 생각이 없는 엄마라서 믿고 싶은대로 보고 있는지도.
세차게 부는 바람에 나는 빨리 따뜻한 집에 가고만 싶었는데, 아이는 너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