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상영의 <박정희와 김대중의 대화>(논형, 2022)에 관한 서평글을 요청받아서 계속 쓰고 있다. 저번에 말한 적이 있는데 1962~1987년까지의 25년을 "한국적 근대 ver.1.0"으로, 1987~2022년까지의 35년을 "한국적 근대 ver.2.0"으로 설정하여 각각 저개발국에서 중진자본주의로의 도약, 중진자본주의에서 선진자본주의로의 도약을 설명하려 한다. 그 연장에서 이 책에 대한 서평은 '한국적 근대 ver.3.0'을 설명하기 위해 두 버전의 근대화가 지닌 한계가 무엇이었는가를 박정희와 김대중을 비판한 박현채의 입장을 빌려 설명하려고 한다. 그런데 계속해서 고민하게 되는 지점은 역시나 'ver.2.0'이다.
한국은 어찌됐든 1987년 이래로 발전해왔다.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계속해서 발전해왔다. 그런데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발전인가? 무역구조의 측면에 있어서 한국 사회는 박정희의 'ver.1.0'이 만든 조립가공형 무역구조에서 단 한치도 벗어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