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에서처럼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고 싶었던 소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 정병섭 군은 소위 말하는 만화광이었다. 평소 만화 보는 것을 제일 좋아하고, 만화 주인공을 흉내 내며 놀곤 했다. 만화만 있으면 다른 아무 것도 필요 없을 정도로 만화를 애정하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1970년대 초반 놀거리와 할거리가 부족했던 시절, 학생들에게 만화는 그야말로 가장 매력적인 취미 독물이었다. 1972년 1월 31일, 정병섭 군은 <철인 삼국지>라는 만화에 푹 빠져 있었다. 이 만화는 삼국지의 등장인물을 로봇으로 바꾼 일종의 과학 역사 만화였다. 몇 번을 반복해 보고 또 보았는지, 인물들의 대사까지 줄줄 욀 정도였다. 그 중에서도 그가 가장 좋아하는 삼국지의 등장인물은 ‘장비’였다. 이 만화에는 마침 로봇으로 설정된 ‘장비’가 죽었다가 다시 깨어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정병섭 군은 자신도 죽었다가 살아날 수 있을지 실험해보고 싶었다. 그는 자신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