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쯤인가, 친구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에서 한 녀석이 물어왔다. 현재의 청춘들을 감정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것으로 하겠느냐고. 주로 슬픔에 관한 감정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같은 시대를 관통하는 동갑내기의 친구들에겐 모두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서 청춘의 몫이라고 불리우기엔 너무나 무겁기만 한 탓이었다. 함부로 일반화 되는 걸 원치는 않았지만 그 때 우리의 기저에는 공통된 고통이 있음엔 분명했다. 불행배틀을 하지 말자고 했음에도 어쩔 수 없이 튀어나오는 강박적인 설움. 한참 고민하다 나는 여즉 가슴 속 한 켠에 도사리고 있는 이 감정을 ‘처연함’이라고 적었다.
비수같이 꽂히는 일들이 있다. 그 중 으뜸의 역린은 바로 가난이다. 부보다 가난의 비율이 넓으니 ‘적당한 가난’을 가난으로 쳐 주지 않는 일마저 벌어지고 있다. 마음에 고난이 넘쳐나는 사람은 타인의 고난을 둘 자리가 없다. 가난만으로 가득 차서 타인의 것을 넘보는데도 가난만큼은 넘보지 않는다. 오히려 부를 지닌 자들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