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이 한계치에 다다를 정도로 어려워 졌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소소한 일상을 그리워하게 된다.
때로는 훌쩍 어디론가 숨듯 떠나고 싶기도 하다. 10여년전에 먼저 떠나버린 친구의 안내로 불교공부를 하면서 마음 수양을 조금 한 탓일지.공부라기 보다는 그냥 맘이 힘들 때 잠시 쉬어가는 기분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귀동냥 한 것이 도움이 된듯하다.가장으로서의 무게를 갑자기 오롯이 떠안고 살아가는 것은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이세상 모든 아빠들 아니 가장들에게 정말 수고한다는 위로를 전하고싶다. 때로는 잠자리에 들면서 그냥 이대로 아침에 눈뜨지 않아도 좋겠다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으니까.모든 것을 인내하고 묵묵히 버티다보니까 지금 이 자리.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너무 어두운 터널을 지나온 뒤라 지금의 평범한 일상이, 아직도 가장의 무게를 내려놓고 있진 못하지만,나는 좋다. 어쩌면 일부 포기할 것을 포기하고 현실로 받아들이기까지 마음 고생이 보태져서 더 힘들었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