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4/17
윤하엄마, 우리 운전 면허증 땁시다.
우리 아파트에 남편 지인이 사는데 운전학원 부장이야. 인원이 4명이면 학원까지 태워주고 데려다 준대요.
빨리 빨리 신청해요!

느닷없이 뛰어와서 운전 학원 등록을 하자고 채근한 건 2층에 사는 수민이 엄마였다. 소형 아파트라 고만고만한 또래의 애들이 많아 엄마들도 허물없이 친구처럼 지내던 터였다.
운전이라니...  막연히 운전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 싶긴 했지만 꼭 면허를 따야 할 이유도 없고 주변에 운전하는 여자들도 별로 없던 시절이었다. 더구나 나는, 이제 막 돌 지난 애기가 있어 행동이 자유롭지 못한 처지가 아닌가. 애를 업고 운전 학원에 다니다니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엄마도 포기하지 않았다.

애는 우리가 돌아가며 봐주면 되지.
이런 기회 아니면 언제 따. 긴 말 말고 빨리 신청해요.

그렇긴하다. 내 성격상 절실히 필요하지도 않은데 혼자 꾸역꾸역 찾아가 배울 사람도 아니고. 게다가 학원 셔틀버스는 우리 동네를 경유하지도 않고  한창 손 많이 가고 눈을 뗄 수 없는 애를 데리고 배우러 간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근데 오 갈 적 모시고 다니고 애도 여자 4명이 번갈아 봐 준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어느덧 내 가슴속엔 운전에 대한 호기심과 욕심이 스물스물 올라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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