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이 내세운 '시골 사내'... 그가 보여준 반전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4/04/28
아시아에서 가장 뜨거운 감독이 누구일까. 한국인이라면 봉준호를, 이란 영화를 아끼는 이는 자파르 파나히를, 태국 사람들은 아피찻퐁 위라세타꾼을 말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 삼 년을 두고 아시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감독은 역시 하마구치 류스케라 할 밖에 없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영화 깨나 보았다는 이들조차 그 이름을 알지 못했던 하마구치 류스케다. 그러나 2021년 발표한 <드라이브 마이 카>가 가히 전 세계 평단을 휩쓸며 또 한 명의 거장이 탄생했음을 알렸다. 전작 <아사코>와 <해피 아워>는 그에 대한 평가가 틀리지 않음을 확인시켜주었고, 이후 나온 <우연과 상상>은 평단과 관객 모두를 만족시키며 그의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오즈 야스지로와 구로사와 아키라부터 고레에다 히로카즈로 이어지는 일본 영화의 전설 가운데 또 하나 새로운 이름이 추가되었다는 사실은 새 시대 작가의 탄생을 손꼽아 기다려온 팬들을 흥분케 했다. 특히 기술이나 상업성에선 한국영화에 미치지 못하지만 시대와 상호작용하는 의미 깊은 작품에 있어서는 일본영화가 무시 못 할 힘을 지녔다는 사실을 알게끔 했다. 역시 창작이란 그 시대 문화의 저력을 보여주는 일이기도 한 것이다.
 
▲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포스터 ⓒ 그린나래미디어
 
주목받는 거장의 신작, 이번엔 무얼 말할까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하마구치 류스케의 신작이다. 지난해 부산영화제 최대 화제작이기도 했을 만큼 한국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하마구치 류스케가 새로이 천착하는 주제가 무엇일지 가늠할 수 있으리란 기대와 또 한 편의 걸작을 만나게 될지 모른다는 희망을 안고서 많은 이들이 영화와 만났다. 대체로 평은 기대엔 미치지 못했던 모양이지만 임영웅 콘서트나 FC서울 시즌티켓처럼 순식간에 매진된 티켓 탓으로 본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리하여 올 3월말 정식개봉을 학수고대한 이들이 수두룩 했던 것이다.

두 남자가 산 깊은 곳에서 물을 긷고 있다. 수십 년 전 우리네 아버지들이 그리...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351
팔로워 176
팔로잉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