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거 같아서 읽는다4]치매가 자유라고?

소요 · 돌보는 사람을 위한 돌봄 연구소
2024/03/15
자유를 빼앗지 않는 돌봄이 가능할까

나는 본격적으로 엄마를 돌보면서, 엄마의 자유를 빼앗는데 골몰했던 적이 있었다. 물론 엄마의 재활이 목표였다. 엄마의 컨디션대로 느슨하게 돌보던 아빠와 달리 엄격한 루틴을 만들었다. 일어서 약 먹고, 식사하고, 운동하고, 목욕하고, 자고, 배설하는 일까지 통제하고자 했었다. 당연히 병든 엄마는 내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짜증이 났고, 화가 났고, 협박도 해봤다. 내 안의 폭력성이 고개를 들었다. 두려웠다. 이러다가 내가 나를, 아니 엄마를 어떻게 할지 몰랐다. 생각했다. 돌봄의 목적이 뭔가. 엄마의 생명 연장인가? 나는 단순히 엄마를 오래 살게 하고 싶지 않다. 하루를 살더라도 우리가 행복한 길을 찾고 싶다. 우리 가족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균형을 찾아야 했다. 엄마의 자유를 빼앗고 통제하고 싶을 때마다 이 목표를 상기하곤 한다. 돌봄의 목적은 생명 연장이 아니라 우리 가족의 바로 지금 행복이라고. 그런 목적 하에 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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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씁니다. 죽을 거 같아서 쓰고, 살기 위해 씁니다. 예전엔 딸을, 지금은 엄마를 돌봅니다. 돌보는 사람을 위한 돌봄을 연구합니다. 잘 사는 기술과 잘 죽는 기술을 개발하고, 어쩌다 지방소멸도시를 탐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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