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업종을 기피하는 청년

이응상
이응상 · 복잡한 세상에서 희망을 찾아 알린다.
2024/01/25
서울 흥국생명 빌딩 앞에 걸린 동상 '해머링 맨' (사진 출처 : 네이버블로그 'Tour Note') https://blog.naver.com/tournoteblog/220497560039
2024년 새해를 맞은 1월 첫날이었다. 연말연시 분위기지만 우리 가게를 향한 사람들의 발걸음은 무거워 보였다. 추웠다가 따뜻했다를 반복하는 이상 기후지만, 동네 사람 혹은 단골손님 외 오는 사람은 줄었다. 겨울이라는 비수기, 주말 장사가 잘되는 가게라고 생각해도 마찬가지였다. 마감 후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가게에서 가진 회식 자리에서 그 이야기가 나오자 사장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돈이 없어요. 그러면서 힘든 곳(생산직, 건설업 등)은 일 안 하려 합니다. 거기서 악착같이 벌면 돈 많이 버는데, 안 가려고 해요. 다들 편한 데만 찾는데 어떻게 돈을 쓰겠어요?"

같이 일하는 이모님들도 사장님과 나이가 높거나 비슷해서 수긍하는 눈치였다. 반박하고 싶었지만  혼자 튈 분위기가 아니라서 며칠 뒤에야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오픈톡방에서 이걸 꺼냈다. 나와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라 이 말을 들으니 마음이 편했다.

"원래 내가 서 있는 데에서 보이는 만큼만 보는 거 아니겠습니까?"

"왜 거기를 이주노동자들이 가는지, 그분들이 어떤 상황인지를 눈감고 귀 막고 하시니…"

나는 오래전부터 생산직, 건설현장 등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와 근본적 원인을 들으며, 노동자의 편을 드는 글을 여러 편 썼다. 전태일이 스스로 몸을 던진 1970년 11월 13일 이전과 비교하면 노동 환경이 나아졌지만, 이를 지지하는 시민사회와 일부 정치인의 움직임 덕분이었다. 여전히 대한민국은 기업의 경영자가 우대받는 사회고, 노동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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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프로그램 '꿈꾸는 만년필' 5기, 시집 '마음을 쓰다' 저자, '헬조선늬우스'에서 칼럼 기고했었음. 삶의 안정과 자립을 위해 현 직장에 근무하나, 작가를 꿈꾸며 옛날 신문 기사, 지역, 장애인, 미디어 등으로 칼럼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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