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당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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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oazim 인증된 계정 · 아줌마, 의사, 연구자
2024/04/01
2024.3.11 

전공의들이 사직한 지 3주가 흘렀습니다. 오늘은 3번째 당직입니다. 이틀전의 두번째 당직은  콜이 다행히 별로 없어서 꿀잠을 잤는데, 오늘은 심상치가 않네요. 패혈증성 쇼크가 의심이 되는 환자를 중환자 관찰구역으로 옮겼습니다. 말기암에 가까운 환자이긴 하지만, 그래도 갑자기 나빠지는 것은 감염때문일 가능성이 높으니 적극적인 조치를 하면 좀 나아질 여지가 있으니까요.  일단 패혈증성 쇼크의 생존률을 높여준다는 1시간 번들 (1시간 내에 진행되어야 하는 수액, 항생제 치료, 혈액검사, 모니터링 등)을 시행하고 지켜보는 중입니다. 어차피 잠을 자지는 못할 것 같은데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는 것이 나을지, 그냥 작정하고 밤을 새는것이 나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긴긴 밤에 대비해 컵라면을 먹으면서 포털 뉴스를 훑어보다보니 
메가스터디에서 직장인 대상 의대 야간 특별반을 개설했다는 기사가 눈에 띄더군요.


기사 중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요즘 회사들이 ‘워라밸’이 잘 돼 있어 오후 7시면 끝나니까 해봐야겠다는 심리가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까지 쓰고 또 콜이 와서 병동에 다녀왔습니다. 자꾸 침상 바깥으로 나가려고 하는 섬망 환자에게 안정제를 처방하고,  패혈증 환자의 혈압과 맥박이 괜찮은지 한번 더 살펴보고 왔습니다. 
기사를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워라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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