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류의 그루밍과 사람의 그루밍
2023/10/12
그루밍.. 최근에는 좋지 않은 의미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원래 의미인 '털 고르기'는 영장류들이 진심인 행위라고 한다.
영장류들을 보면 서로서로 번갈아가며 상대방의 털을 고르는 행위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서로의 털을 고르며 벌레를 집어내며 시간을 보내는건데, 위생적으로 도움이 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행위가 영장류들의 사회적 결속의 핵심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털고르기는 본인의 털을 고르는 것이 아니기에 이타적인 행위다. 그리고 이 이타성은 털고르기를 해준 만큼 본인도 털고르기를 받을 수 있다거나, 다른 위험 상황에서 서로를 보호하는 등의 보상으로 돌아온다. 가장 사회적인 영장류 종의 경우 일과의 20%를 그루밍에 사용하기도 한다니, 단순한 위생관념을 넘어 사회성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행위라고 보는 것이다.
사람은 물론 영장류와는 다르지만(그만큼 털도 없지만), 관련된 신체 메커니즘은 가지고 있다고 한다. C-촉감구심성신경(C-tactile afferents) 이라는 신경체가 피부에 분포하고 있는데, 피부를 쓰다듬을 때 반응하면서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역할을 ...
영장류들을 보면 서로서로 번갈아가며 상대방의 털을 고르는 행위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서로의 털을 고르며 벌레를 집어내며 시간을 보내는건데, 위생적으로 도움이 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행위가 영장류들의 사회적 결속의 핵심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털고르기는 본인의 털을 고르는 것이 아니기에 이타적인 행위다. 그리고 이 이타성은 털고르기를 해준 만큼 본인도 털고르기를 받을 수 있다거나, 다른 위험 상황에서 서로를 보호하는 등의 보상으로 돌아온다. 가장 사회적인 영장류 종의 경우 일과의 20%를 그루밍에 사용하기도 한다니, 단순한 위생관념을 넘어 사회성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행위라고 보는 것이다.
사람은 물론 영장류와는 다르지만(그만큼 털도 없지만), 관련된 신체 메커니즘은 가지고 있다고 한다. C-촉감구심성신경(C-tactile afferents) 이라는 신경체가 피부에 분포하고 있는데, 피부를 쓰다듬을 때 반응하면서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역할을 ...
@콩사탕나무
저도 어머니 무릎에 누워서 쓰다듬 받던 기억들이 아직도 생생한 것 같아요. 그만큼 스킨십이라는 게 강렬한 신호라는 뜻이겠죠.
스킨십을 대신할 무언가가 있을지 잘 떠오르지 않아요. 어쩌면 반려동물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겠지만, 비슷하게 무언가 다른 식으로도 그 허기를 채우려 하지 않을까 싶어요. 던바 선생님은 수다나 뒷담화가 그루밍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렇게 다들 모여서 수다를 떠는 걸까요..ㅎㅎ
@살구꽃
고양이들이나 강아지들을 보면 그렇게 서로 얼굴을 부비더라구요. 한국 사람들은 여간해서 서로 얼굴을 부비진 않지만 그래서 그런 스킨십을 나눈 가족들이 더욱 더 따뜻한 기억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ㅠ
@홍지현
글에서 화목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옵니다 ^^ 핀란드 사우나가 핀란드인의 행복의 비결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뭔가 스킨십도 많은 분위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아니로군요..! 그래도 방법을 찾아내시다니 스킨십을 정말 좋아하시나봐요. 저도 스킨십을 많이 하는 환경에서 자라서 비비고 문대는거 참 좋아합니다. 맛사지 해주는 것도 받는것도 정말 좋아하구요.
@청자몽
저도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걸 너무 좋아합니다. 머리 쓰다듬어주면 좋아하는 강아지들 영상을 보고 아내가 꼭 저 같다고 그러더라구요ㅎㅎ
스킨십이라는게 정말로 강렬한 자극이죠. 말로 설명하기 힘든 그 따뜻하고 강렬한 느낌..! 어쩌면 하루를 또 살고 싶어지는 그런 힘인 것 같습니다!
@빅맥쎄트 예리한 지적이십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CT 신경이 발화하는 것이 무조건 기분 좋음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들이 떠오르네요. 아마도 별도의 복잡한 반응을 거치는 것이겠죠..?
소름도 원래는 털을 곤두서게 하는 역할을 했다고 하던데 지금은 그저 닭살일 뿐이죠. CT 신경을 신기해 하는 미래인 이야기도 흥미로운 SF 소재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퇴화 시나리오까지 포함해서..ㅎㅎ
어릴 적, 늦은 밤에 일을 하고 오신 엄마가 잠이 든 제 머리칼을 쓸어 넘기고 얼굴을 부볐던 기억이 아직도 뇌리에 진하게 박혀있어요. 제가 그때의 엄마 나이가 되었는데도 말이죠. 피부를 맞대어 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부모-자식, 가족 간의 스킨십이 어색해지지 않도록 일부러 노력하는 편이에요. 점점 개인화 되고 결속이 부족해지는 사회 안에서도 노력이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요?
잘 읽었습니당 @몬스 님^^
다른 말일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엄마가 돌아가시기 하루 전날, 날마다 얼굴을 부볐는데
그날 집으로 가면서도 '어, 엄마 얼굴 한 번 부벼야지'생각했다가 '내일 또 오니까, 그때 하자'했던 게, 엄청난 후회와 자책으로 남았어요. 그래서 지금 할 수 있는 건 지금하자 합니다. 부비고 안아주고 ,,, 내일은 기다려주지 않네요. ㅜ
저는 왜 목욕탕에서 서로 등 밀어주는 게 떠올랐을까요? 개인공간을 중요시하는 핀란드라서 그런지 치대는 걸 좋아하는 저와 달리 옆지기는 좀 떨어져 지내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아쉬운 제가 늘 안아달라 요구하지요. ㅎㅎㅎ 그런데 요즘 많이 지치는지 것도 부담스러워하더라고요. 그래서 요 며칠 전략을 바꿔서 발과 다리를 주물러 줍니다. 건 또 군소리 안 하고 받아들이더라고요. 가족이란 게 서로 만지고 비빌 수 있다는 건데 즐겨야죠! 아이들과는 매일 안고 뽀뽀하고 사랑한다 말해줍니다.
아침에 딸아이 머리 빗겨주고 땋아주면서 ㅎㅎ
'꼭 엄마원숭이가 딸원숭이 털 골라주는 것 같네' 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머리 빗기고 땋아주는게 보통일이 아니라 ㅠ. 요구사항도 성장과 함께 늘어요. 스타일 요구도 하구요. 힘든데, 기분은 좋아요. (집중하느라고 땀도 뻘뻘 흘려요;;) 우리 애기 엄마가 머리도 빗겨주고 땋아주는데, 너무 이쁘다 하구요 +.+ 뭘하고 뭘해줘도 다 이뻐요.
어려서 엄마가 꼭꼭 땋아주던 머리가 생각이 나요. 그 시간이 기억나더라구요 >.<
안아주고 머리 쓰다듬어주고 하신건 기억 안 나는데. 강렬한 기억인가봐요.
참.. 생각이 많아집니다. 잘 읽고 갑니다. 점심 맛있게 드세요. 서울은 날씨가 엄청 좋아요.
@몬스
사람이 '쓰다듬음'에 진심일 수는 있겠지만, 영장류와는 달리 안타깝게도 인간의 경우 무조건적인 쓰다듬음이 아닌, '누구에 의한' 쓰다듬음 인지가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나(?) 초속 3cm 브러쉬로 나를 쓰다듬어준다고 해서 무작정 기분이 좋지는 않으니깐요. 오히려 신고의 대상이..
저는 진화론이 아닌 창조론을 믿지만, 진화론적 관점에서 미래를 예측해본다면 데이트는 커녕 마음에 맞는 친구를 사귀기도 쉽지 않은 현실에서 'C-촉감구심성신경(C-tactile afferents) 이라는 신경체' 는 어쩌면 소멸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아침에 딸아이 머리 빗겨주고 땋아주면서 ㅎㅎ
'꼭 엄마원숭이가 딸원숭이 털 골라주는 것 같네' 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머리 빗기고 땋아주는게 보통일이 아니라 ㅠ. 요구사항도 성장과 함께 늘어요. 스타일 요구도 하구요. 힘든데, 기분은 좋아요. (집중하느라고 땀도 뻘뻘 흘려요;;) 우리 애기 엄마가 머리도 빗겨주고 땋아주는데, 너무 이쁘다 하구요 +.+ 뭘하고 뭘해줘도 다 이뻐요.
어려서 엄마가 꼭꼭 땋아주던 머리가 생각이 나요. 그 시간이 기억나더라구요 >.<
안아주고 머리 쓰다듬어주고 하신건 기억 안 나는데. 강렬한 기억인가봐요.
참.. 생각이 많아집니다. 잘 읽고 갑니다. 점심 맛있게 드세요. 서울은 날씨가 엄청 좋아요.
@콩사탕나무
저도 어머니 무릎에 누워서 쓰다듬 받던 기억들이 아직도 생생한 것 같아요. 그만큼 스킨십이라는 게 강렬한 신호라는 뜻이겠죠.
스킨십을 대신할 무언가가 있을지 잘 떠오르지 않아요. 어쩌면 반려동물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겠지만, 비슷하게 무언가 다른 식으로도 그 허기를 채우려 하지 않을까 싶어요. 던바 선생님은 수다나 뒷담화가 그루밍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렇게 다들 모여서 수다를 떠는 걸까요..ㅎㅎ
@살구꽃
고양이들이나 강아지들을 보면 그렇게 서로 얼굴을 부비더라구요. 한국 사람들은 여간해서 서로 얼굴을 부비진 않지만 그래서 그런 스킨십을 나눈 가족들이 더욱 더 따뜻한 기억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ㅠ
@홍지현
글에서 화목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옵니다 ^^ 핀란드 사우나가 핀란드인의 행복의 비결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뭔가 스킨십도 많은 분위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아니로군요..! 그래도 방법을 찾아내시다니 스킨십을 정말 좋아하시나봐요. 저도 스킨십을 많이 하는 환경에서 자라서 비비고 문대는거 참 좋아합니다. 맛사지 해주는 것도 받는것도 정말 좋아하구요.
@청자몽
저도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걸 너무 좋아합니다. 머리 쓰다듬어주면 좋아하는 강아지들 영상을 보고 아내가 꼭 저 같다고 그러더라구요ㅎㅎ
스킨십이라는게 정말로 강렬한 자극이죠. 말로 설명하기 힘든 그 따뜻하고 강렬한 느낌..! 어쩌면 하루를 또 살고 싶어지는 그런 힘인 것 같습니다!
어릴 적, 늦은 밤에 일을 하고 오신 엄마가 잠이 든 제 머리칼을 쓸어 넘기고 얼굴을 부볐던 기억이 아직도 뇌리에 진하게 박혀있어요. 제가 그때의 엄마 나이가 되었는데도 말이죠. 피부를 맞대어 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부모-자식, 가족 간의 스킨십이 어색해지지 않도록 일부러 노력하는 편이에요. 점점 개인화 되고 결속이 부족해지는 사회 안에서도 노력이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요?
잘 읽었습니당 @몬스 님^^
다른 말일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엄마가 돌아가시기 하루 전날, 날마다 얼굴을 부볐는데
그날 집으로 가면서도 '어, 엄마 얼굴 한 번 부벼야지'생각했다가 '내일 또 오니까, 그때 하자'했던 게, 엄청난 후회와 자책으로 남았어요. 그래서 지금 할 수 있는 건 지금하자 합니다. 부비고 안아주고 ,,, 내일은 기다려주지 않네요. ㅜ
저는 왜 목욕탕에서 서로 등 밀어주는 게 떠올랐을까요? 개인공간을 중요시하는 핀란드라서 그런지 치대는 걸 좋아하는 저와 달리 옆지기는 좀 떨어져 지내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아쉬운 제가 늘 안아달라 요구하지요. ㅎㅎㅎ 그런데 요즘 많이 지치는지 것도 부담스러워하더라고요. 그래서 요 며칠 전략을 바꿔서 발과 다리를 주물러 줍니다. 건 또 군소리 안 하고 받아들이더라고요. 가족이란 게 서로 만지고 비빌 수 있다는 건데 즐겨야죠! 아이들과는 매일 안고 뽀뽀하고 사랑한다 말해줍니다.
@몬스
사람이 '쓰다듬음'에 진심일 수는 있겠지만, 영장류와는 달리 안타깝게도 인간의 경우 무조건적인 쓰다듬음이 아닌, '누구에 의한' 쓰다듬음 인지가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나(?) 초속 3cm 브러쉬로 나를 쓰다듬어준다고 해서 무작정 기분이 좋지는 않으니깐요. 오히려 신고의 대상이..
저는 진화론이 아닌 창조론을 믿지만, 진화론적 관점에서 미래를 예측해본다면 데이트는 커녕 마음에 맞는 친구를 사귀기도 쉽지 않은 현실에서 'C-촉감구심성신경(C-tactile afferents) 이라는 신경체' 는 어쩌면 소멸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