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나를 달래주는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Rooney Kim
Rooney Kim · 글쓰는 마케터
2023/10/15
지난 2~3년 간은 가족들의 크고 작은 건강 문제로 온 가족이 나서서 서로 케어하며 따뜻한 가족애를 느낀 기간이었다. 다행히 모두 건강을 회복하셨고 다시 건강한 일상을 부지런히 살아가고 계신다.

건강에 관련해서는 그게 심각한 질병이든 시간이 조금 걸리면 해결되는 것이든 신경을 쓰며 시간과 에너지를 투여해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가치 있는 일이며 가족이라면 해내야 할 도리다.

하지만 그럼에도 몸과 마음이 힘들 때가 있다. 이 기간에는 빠반인도 애정하던 ‘스타, 콘텐츠’에 대해서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나와 가족의 건강이 우선이고 건강해야 그것을 기반으로 삶이 나아가고 취향과 취미를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채워주는 향

이년 반 전이었다. 며칠 째 병원에서 아빠를 간호하던 시기였다. 힘들진 않았다. 살아오면서 아빠와 단둘이 이렇게까지 오래 같이 있었던 적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이런저런 살아온, 살아가시는 이야기를 두런두런 많이 나눴다.

아빠와 엄마는 내가 중3 때 이혼하시고 지금까지 평생을 각자 홀로 살아오셨다. 엄마야 나와 형이랑 같이 오래 살았으니 좀 덜하셨겠지만, 아빠는 정말 이후로 25년 이상을 혼자 지내셨을걸 생각하니 그 외로움과 공허함이 얼마나 컸을까 하는 생각에 새삼 울컥해졌다.

가족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건 힘든 일이다. 이를 간호하느라 몸도 지치겠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도 아프고 지칠 수 있다. 그렇게 병원에서 아빠를 간호하던 어느 날, 병실 내에 있는 샤워실에서 몸을 씻으려고 바디 워시를 꺼냈다.
안타까운건 내게 힘을 준 이 브랜드가 한국에서도 철수했고 어쩌면 브랜드의 향방도 불투명해졌다고..
예전에 호텔에 갔을 때 어매니티로 나왔던 바디워시 (아뜰리에 코롱의 뽀멜로 빠라디)였다. 뚜껑을 열고 샤워 브러시에 짜냈다. 그리고 곧 거품을 내는 순간 자몽 특유의 시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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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작가 • 스타트업과 직장 생활 • 대중문화 • 영감과 깨달음 웹소설, 에세이 그리고 아이유 연대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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