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댄서
서툰댄서 · 네트워크를 꿈꾸는 자발적 실업자
2024/04/26
얼마 전에 코젤렉의 개념사 사전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수십권의 전집인데 그 중에서 내가 읽은 건 민주주의의 개념사를 다룬 책이었다. 이 책에서는 백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걸쳐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중세와 근대, 프랑스혁명을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라는 개념이 어떻게 변화하고 각 시대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해되고 받아들여들였는지를 설명한다. 현재도 북한이나 중국의 국명에 '민주주의'가 들어가 있는 것처럼 개념은 시대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이해되고 활용된다. 회의주의나 자유주의 같은 개념도 그렇지 않을까? 
고등학생 때 회의주의는 소크라테스 이전의 고대 폴리스의 민주주의를 배경으로 소피스트들과 함께 나타난 것으로 배운 것 같고, 근대 철학에서 칸트 이전에 데이비드 흄의 회의주의가 큰 여파를 남겼던 것으로 기억한다. 피론의 회의주의가 철학사에서 그렇게 중요한 위치를 가졌다는 이야기는 혁명읽는사람님한테서 처음 들어보는데 그렇게 보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구나 할 수밖에 없다. A와 ~A 중에서 무엇이 옳은지 선택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노경호 님의 답글을 보니 조금 이해가 되는 것도 같다. 
다루고 싶은 주제들은 많지만, 나는 혁명읽는사람님의 글에 묘하게 혼동을 일으키는 부분 몇 가지만 집중해서 다루고자 한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성인페스티벌 관계자 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 글에서도 정작 해당 페스티벌은 소재나 예시로만 활용할 뿐 원론에 대한 이야기만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첫번째 반박 대상은 다음 문장이다. 

자유주의가 모든 이들의 자유가 '동등'하다고 주장한다면, 다시 말해서 어떤 자유와 다른 자유가 서로 동등하다고 한다면 '자유를 부정할 자유'는 왜 다른 자유들과 동등하게 존중받지 말아야 하는지를 설명하기 어렵다.

자유주의가 모든 이들의 자유가 동등하다고 주장한다는 것은 이야기를 좀 생략한 느낌이 든다. 자유주의가 인정하는 자유는 '다른 이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전제 하에서의 자유'이다.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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