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이 있는 집'에서 산다는 것

김원국
김원국 · 친해지고싶지만마음을열고싶진않습니다.
2021/11/08
 분리형 원룸 전세로 엘리베이터 없는 5층에 살고 있습니다. 저희집 위는 옥상입니다. 장점은 명확합니다. 지금 제 정면과 측면으로 커다란 통유리창이 보이거든요. 그 밖으로 비에 젖은 지붕들이 보이고, 다세대 건물들 사이 우리동네 골목길 하나, 가로등 몇 개, 건물들 위로 저 멀리 고층 빌딩 몇 개, 그보다 더 멀리 산자락, 그 위로 밤하늘과 가끔 날아가는 비행기 불빛이 보입니다. 
 
 단점은 별거 없어요. 겨울에 우풍이 들어 보일러를 아무리 틀어도 춥고, 여름엔 빛이 들어 에어컨을 한참을 틀어야 시원해집니다. 주말 같은 때 편의점이나 동네 식당을 다녀오려면 꼬박 5층 계단을 왕복해야 한다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불편을 서로 모서리를 맞대고 늠름히 서있는 커다란 두 개의 통유리가 날려줍니다. 

 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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