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의 우수(雨水)살이(2024) | 녹고 풀려야 할 것은 얼음 강만이 아닐 것이다.

우샤 Usha
우샤 Usha · 철따라 절기따라 몸과 마음을 가꿔요.
2024/04/24
절기의 시작점인 입춘(立春)과 동면하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驚蟄) 사이에 있는 우수(雨水)라는 절기는 절기 공부를 하기 전까지는 한번도 들어 본 적 없는 절기였다. 또 우수는 절기 공부를 하면서 다가오는 의미가 가장 희미했던 절기라 올해는 우수를 온 몸으로 느끼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번 우수 살이의 키워드는 '물','비','녹(이)다' 세 가지였다. 그 키워드를 바탕으로 제철활동클럽에서는 마음을 녹이는 '용서'라는 키워드로 글을 쓰고, 비의 순환처럼 몸 속 순환 시스템을 비장과 엮어 절기 요가를 하고, 흐르는 강을 보기 위한 낙동강 여행을 기획했다. 
나도 지구와 같이, 지구도 나와 같이 물을 필요로 한다.
 2월 19일 월요일, 출근길부터 비를 만났다. 도시에 살다보면 비라는 존재는 그리 반갑지 않다. 출퇴근 길을 눅눅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물이자 매번 잃어버리는 우산을 챙기기 위해 정신을 곤두세우게 하는 스트레스, 혹은 기껏 힘들여 세차한 자동차를 다시 더럽히는 일. 적어도 나에게 비는 그런 존재였다. 그런 내가 우수 당일 비를 보고 반가워할 수 있는 것은 <비의 존재 이유>를 제대로 알았기 때문이다. 우수를 공부하다 이런 옛말을 들었다. 우수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 비가 내려 땅이 촉촉해지면 땅 속에 있는 씨앗이 잘 자랄 수 있기 때문에 풍년이 될 수 있다는 말에 우수에 꼭 비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비라는 것은 본래 모든 만물에게 물을 주는 것인데 도시에 사는 나는 비와 전혀 상관없는 생명처럼 생각했구나. <절기서당>에 종종 나오는 나와 세상을 분리한다는 말의 의미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극건성피부인 나는 늘 메마른 피부에 물을 넣어주는 일을 강박적으로 하면서도 지구 생명에게는 비가 그런 존재임을 알지 못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비가 너무 반가워졌다. 절기와 요가를 엮어 수업하는 네이처플로우요가가 나에게 이런 깨달음을 넘기지 않고 몸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같아 참 감사했다. 이번 우수요가에서는 내 몸에서 흐르는 물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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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과 마음의 텃밭을 가꾸는 치유농업사 🦫 발달장애인 직장인 체육코치(특체/체교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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