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군대 이야기 (4) x군단사령부

정광헌 · 낙서글과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4/02/02
1975년 1월 12일 (일) 부산에서 군용열차를 타고 xxx역에서 내려, 역에서 멀지 않은 xxx보충대로 더블 백을 둘러멘 채 걸어서 인솔되었다. xxx보충대는 전국 각지에서 신병교육대를 마치거나 후반기 교육(기초 군사 훈련이 끝난 뒤, 특기병에 한하여 특기에 관련된 지식을 가르치는 교육과 훈련)을 마친 사병들 중 xx도 북부에 위치한 부대에 배치될 사병들이 이삼일 거처 가는 부대였기 때문에 부대에 대한 애착이나 같은 내무반원들 사이에 전우애는 기대할 수 없었다. 기간병들이 통제를 하기는 했지만 군기도 다소 문란했다. 가끔씩 수용 병사들 간에 고함이 오가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었다. 
식사와 점호 시간 외에는 하루 종일 대부분 정신교육을 받는 시간이었다. 한 교육 실에 이백여 명의 교육생을 한꺼번에 수용하고 강의를 진행하였다. 더욱이 교육실 문밖에서 작업화를 벗고 입실하면. 좌우전후로 서로 어깨가 부딪히고 몸뚱이가 서로 촘촘하게 밀착된 채 방바닥에 앉아서 강의를 들었는데, 실제 강의가 시작되면 너 나 없이 머리를 꾸벅이며 졸았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강의가 끝난 후 발생되었다. 강의가 끝나자 우르르 일어나 좁은 출입문을 나서며 즐비하게 놓인 통일화 중 자신의 신발을 찾아 신어야 했는데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일찍 나가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앉아있었다. 앞서 나가는 이들이 자기 신발을 찾아서 신으면 결국 내 신발 한 켤레는 남을 테니 괜히 앞서 나가서 고생하며 신발을 찾을 필요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오 육분이 지나고 다소 한가해졌을 때 일어나 출입문을 나섰는데, 아직 몇 명의 펴 교육생들이 신발 끈을 매고 있었다. 그런데 남아있어야 할 내 신발이 보이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5~6미터 앞에 신발 한 짝이 엎어진 채 있는 것이 보여서 맨발로 달려가 집어 들었다. 왼쪽 신발 한 짝이었다. 신어보니 조금 큰 듯한데 그런대로 신을만하였다. 오른쪽 신발 한 짝은 어디에 있을까? 그런데 아직도 신발 끈을 매고 있는 친구들 중 한 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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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장년 시절 종합상사에서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격렬하게 뛰어다니며 한국 상품의 해외 시장 개척에 진력하였습니다. 은퇴 후에는 국내 중소 중견 기업들의 해외 시장 개척 전략 수립과 고객 확보 지원 사업을 개인사업으로 영위했습니다. 이제 노년이 되어서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취미를 갖고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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