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아침 詩食會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12/02
pinterest

올 해
   
-최재원
   
​올해는 아파트 얼굴에 뭉개진 매미의 얼굴이 떠올랐다
떠오르는 것은 언젠가 보았던 매미의 얼굴
   
   
올해는 다른 매미들이 도착했다
올해는 다른 새벽이 찾아왔다
올해는 모두가 내년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올해는 꼬리를 만 지렁이들이 아무렇게나 끊어져 있었다
작년과 다른 매미가 귀를 떼 낼 듯 울었다
   
​올해가 끝나고 내년이 시작되는 매일의 긴 밤 너와 나는
올해도 만나지 못하고 작년을 모르는 매미들만이 가득하여 피어난다
   
​아 그 소리가 모조리 뜨거운 점토로 짜부라지고 나면 남은 올해를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여름에 연보랏빛 무궁화꽃이 핀다는 것을 아니
   
언제부터인가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언제나 겨울이었다
2.5K
팔로워 792
팔로잉 8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