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그리고 '고인을 욕보이지 마라'는 말

루덴스
루덴스 · 놀이하는 인간
2021/11/24
학살자 전두환이 죽었습니다. 그의 연령 90세, '자연사'라고 합니다.
저는 그를 대한민국의 ‘전 대통령'이라고 칭하기를 거부하고, '학살자'라 칭합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군사독재와 민주공화국은 양립할 수 없는 가치 입니다.
그는 내란을 일으켜, 헌정을 중단하였고,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군대를 투입해 학살한 범죄자입니다.

 이제 그는 죽어, '고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죽음 이후 터져나온, 그의 행위와 삶을 비판하는 발언들에 '고인을 욕보이지 마라'고 대응하는 사람들이 인터넷 댓글 중에 종종 눈에 띕니다. 그런데 고인을 '욕보이는' 행위는 무엇인가요?
법으로 심판할 수 없었던, 학살자이자 군사독재자였던 이의 죽음을 통쾌해하고, 그의 '명복'을 빌어 줄 수 없다는 말들이 그를 욕보이는 행위인걸까요?

 기계적으로 '고인을 욕보이지 마라'는 말을 내뱉기 이전에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그의 행위와 삶을 평가하는 일입니다. 이는 비슷한 논란을 빚었던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모두 해당되는 일입니다. 노무현, 박원순, 노회찬 등 정당과 정치성향에 상관없이 많은 정치인들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이후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각 정치인들의 지지자는 '고인을 욕보이지 마라'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죽음'을 성역화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의 삶과 행위를 사회적으로 정당하게 평가하는 일입니다. 죽음을 통해, 모든 비판과 평가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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