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의 가치

이문영
이문영 인증된 계정 · 초록불의 잡학다식
2024/05/01
최철호 선거방송심의위원이 이런 말을 했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파우치" 수수 건에 대해서 이렇게 아첨을 한 것이다.
MBC 뉴스데스크
이승만 대통령 때 이승만이 방귀를 뿡 뀌자 옆에서 "시원하시겠습니다"라고 말한 인간이 있다고 한다. 그 이후 이런 아부꾼은 처음 보는 것 같다. 평범한 가정주부의 참담함을 걱정하는 간신이라니. 

이미 기원 전에 쓰인 <관자>(관포지교의 관중이 썼다고 하지만 대체로 전국시대의 위서로 본다)에 이런 말이 나온다.

무릇 사사로운 폐해는 반드시 군주로부터 발생한다. 군주가 근본을 좋아하면 올바른 신하가 앞에 있고, 군주가 이익을 밝히면 비방을 좋아하는 자들이 좌우 측근에 있다. 군주가 공적에 근거하지 않고 좋고 싫음에 따라 상을 주면 인재들은 나라를 위해 힘을 쓰지 않는다. 무거운 법을 거듭 반포해도 죄를 다스릴 수 없으면 간사한 행동이 그치지 않는다. (김영수, <간신론>에서)
김영수, <간신론>, 창해
<한비자>에는 여덟 종류의 간신이 나오는데, 그 중 첫 번째로 꼽는 것이 동상同狀이다. 침대를 같이 쓴다는 말이다. 이른바 베갯머리 송사다. 평범한 가정주부께 해당되는 말이렷다.

<초사>를 지은 굴원은 군주가 아첨하는 무리들의 말을 듣고 공명정대한 사람을 해치면 나라가 망한다고 했다. 굴원이 그렇게 쫓겨났고 초나라는 50년이 못 가 멸망했다.

<논형>을 쓴 왕충은 무능력한 군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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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이글루스에서 사이비•유사역사학들의 주장이 왜 잘못인지 설명해온 초록불입니다. 역사학 관련 글을 모아서 <유사역사학 비판>, <우리가 오해한 한국사>와 같은 책을 낸 바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를 시민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책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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