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어느 날 겨울이 오기 전에 한해를 정리하는 맘으로 마지막 캠핑을 했다. 다들 추석 때 비가 많이 와서 추위에 떨었던 강가에서 캠핑의 안 좋은 기억으로 살짝 두려워했던 마음을 잘 알기에 이번엔 단단히 준비하려고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걱정은 그냥 기우였다. 우리가 걱정한다고 해결될 일은 겨우 4%에 불과하고 나머지 96%는 걱정한다고 해결될 수 없는 일이란걸 잘 알지만, 이론과 지식을 현실에 적용하며 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늘 깜박깜박 하고 걱정부터 앞세우는 습관을 바꾸려 무던히도 노력 중이다.
암튼 해질녘 해변에서 바라본 석양은 여태껏 보아왔던 그 어느 곳과도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물안개와 어우러져 몽환적인 느낌이었다. 마치 여름휴가로 갔던 키르기즈스탄의 유르타(게르)에서의 풍경이 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