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박봉철
2024/05/07
계간 문예감성 2019봄 19호
바람
박봉철
같고 다름을 구분한들
물빛을 가득 채운 수련은 누군가가 보낸 전령사다
스스로 가두었던 물빛 절규
전생보다 오래된 바람은 그 순간, 지나쳤다.
지나칠 수 없는 곳을 지나치게 하는 것은 늘 바람이었다
가볍게 휘날리는 붉은 입술로
마지막 수련의 보푸라기 살결을 불어보면
성장통을 앓는 듯
둥근 심장에 퍼지는 것은
수련이 내뱉은 기나긴 고독과 좌절이었다
빗방울이 호수의 둘레를 꿰어 가늠했고
수연의 꿈결 속에는 꾸벅꾸벅 졸았던 수면의 현을 뜯고 있다
그녀는 점점 환해지는 무지개다
호수의 바깥으로 발현하는 브로치
그대 몸을 몰아보는
처녀 딱지를 지우는 오래된 바람의 갈기,
흰 손길에 갇혀
우리는 늘 시침 핀을 들고 단단히 뿌리내린다
어느덧 물빛 수연은 수면에 잠겼고,
삐뚤삐뚤한 우리들의 시선은
훅,...
바람
박봉철
같고 다름을 구분한들
물빛을 가득 채운 수련은 누군가가 보낸 전령사다
스스로 가두었던 물빛 절규
전생보다 오래된 바람은 그 순간, 지나쳤다.
지나칠 수 없는 곳을 지나치게 하는 것은 늘 바람이었다
가볍게 휘날리는 붉은 입술로
마지막 수련의 보푸라기 살결을 불어보면
성장통을 앓는 듯
둥근 심장에 퍼지는 것은
수련이 내뱉은 기나긴 고독과 좌절이었다
빗방울이 호수의 둘레를 꿰어 가늠했고
수연의 꿈결 속에는 꾸벅꾸벅 졸았던 수면의 현을 뜯고 있다
그녀는 점점 환해지는 무지개다
호수의 바깥으로 발현하는 브로치
그대 몸을 몰아보는
처녀 딱지를 지우는 오래된 바람의 갈기,
흰 손길에 갇혀
우리는 늘 시침 핀을 들고 단단히 뿌리내린다
어느덧 물빛 수연은 수면에 잠겼고,
삐뚤삐뚤한 우리들의 시선은
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