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
2023/05/19

@연하일휘 님의 어딘가 우울한 그늘 속에 부모님이 있었군요.  지나간 과거에 연연해하지 말라고 하지만 그 시간속에 느꼈던 아픔이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니 괴롭지요.

시간이 가고 나이가 드니 엄마도 아빠도 한 인간이고 여자이고 남자였다는 걸 깨달아요.

연하님과 부모님, 형제,자매가 모두 건강하고 편안해지기를 바랍니다. !!

·
2023/05/19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것 같으면서도 가장 폭력적인 단어 가정..태어났던 순간부터 나의 선택은 아니었고, 버리고 싶어도 바릴 수 없는 부모,형제들...하지만 그런 당신을 그 세상 누구보다도 더 사랑하는 한 분이 계십니다. 

콩사탕나무 ·
2023/05/30

[합평]

<잊어버린 얼굴>이라는 제목을 보고 누구의 얼굴을 잊은 것일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일까? 잊고 싶은 얼굴을 이야기하려나 여러 짐작을 했지만 이어지는 이야기는 제가 상상했던 것과 전혀 달랐습니다. 

엄마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여덟 살 글쓴이의 심리가 풍부한 어휘를 바탕으로 한 편의 시와 같은 묘사로 펼쳐집니다.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려고, 가족앨범을 통해 외우려고, 애를 쓰지만 아빠의 얼굴도 떠올릴 수 없다는 것을 안 어린 글쓴이가 안쓰러웠습니다. 어떤 이유로 부모의 얼굴을 잊어버렸을까? 궁금해졌습니다. 

이내 친구들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가 '눈을 마주치는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드러납니다. 눈을 맞추지 못하는 아이는 성장하며 의식적으로 부모님과 눈을 맞추지 않았습니다. 엄마의 모진 말들을 들으며 고스란히 그 감정을 받아낼 수밖에 없었던 어린이가 겪었을 상처가 꽤나 깊었을 것 같아 마음이 아려왔습니다. 

엄마는 언니와는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니 언니 말고는 다른 자식들은 필요 없어-라는 말의 의미가 조금 궁금해졌습니다.

저 또한 어릴 적 부모님이 싸우시던 장면이 스쳐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의 부모님들은 자녀의 마음까지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겠구나 이해를 하려고 하다가도 왜 그렇게까지 했나 원망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나는 나의 잘못이 아닌 잘못을 용서받기 위한 시간을 보냈다- 
 가장 가슴 아픈 문장이었습니다.
두려움을 이기고 감정이 폭발한 이후에서야 비로소 부모님의 얼굴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를 계기로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부모님과 주변을 바라보게 되지 않았을까 기대가 되었습니다. 

연하일휘님의 펼쳐질 삶은 눈을 마주하고 바라볼 얼굴들과 기억될 얼굴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 
쉽지 않은 글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연하일휘 ·
2023/05/28

@빅맥쎄트 제가 마주한 부모님의 얼굴. 그 첫 얼굴은 '놀라움'이었어요. 그리고 이후에는 많은 얼굴들을 접하게 되었어요. 그 과정에서 여전히 많은 다툼과 아픔, 상처들이 남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그 긴 과정들 끝에서 조금이나마 부모님의 얼굴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글에 대해서 너무 좋은 평을 해 주셔서 감사해요. 합평이란 글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 된 느낌.

 [더 이상 과거의 상처와 아픔 속에서 머물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 문장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아마 지금 다시 과거를 떠올려 보는 것이 비슷한 맥락이겠지요? 과거에만 매몰되지 않고, 현재의 부모님의 얼굴을 바라보고. 현재를 바라보려 하는 것이요.

 글을 쓰는 것보다,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며 더 많이 받아가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연하일휘 ·
2023/05/28

@멋준오빠의 행복공작소 누군가와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줄어들기에, 그래서 더 잊고 살게 되고. 누군가를 기억하기 힘들어지나봐요. 와! 멋준님의 글은 짧지만 여운이 느껴지는...!ㅎㅎㅎ 감사합니다:)

연하일휘 ·
2023/05/28

@살구꽃 살구꽃님의 합평은...읽어나가며 한 편의 글을 또 읽는 느낌이에요. 그저 써내려간 글 한 편에 대해서, 하나씩 하나씩 제 감정을 짚고 넘어가주셔서...그래서 더 감사함이 느껴져요.

 사실 이 글을 쓰면서 울지는 않았어요. 이전에는 많이 울었어서 그랬을까요. 지금은 그냥, 그랬지. 나 그랬었지. 그때 힘들었었지...정도예요. 한편으로는 이게 치유가 된 것인지, 혹은 현재 상황에 비추면서 그저 거리를 두게 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요...ㅎㅎ

어릴 적에 꽤나 성숙한 아이였어요. 철이 빨리 든 아이. 그래선지 스무살이 되고, 어른이 되어가며 점점 더 많이 헤매고 다녔어요. 애정결핍이 생겨나기도 했었고, 스스로의 감정에 매몰되어 빠져나오지 못한 적도 있었고. 그저 스쳐지나갈 일들에 붙잡혀 괴로워하기도 했었고....

살구꽃님 말씀처럼 "곪아있는 상처를 터쳐서 짜내야 하는데 이과정을 거쳐야 새 살이 나온다"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어른이 된 이후에도 몇 번씩 상처를 터트리곤 했어요. 그리고 채 아물지 않은 상처들도 있지만, 새 살이 나오는 과정에서 조금씩 조금씩 내적인 성숙이 이루어지는 중은 아닌가 싶어져요.

아직은 어른이 되기에는, 이미 어른이 되어버렸지만 부족해서- 계속해서 스스로를 어른으로 끌어올려봐야겠어요. 감사해요. 글을 읽으며 위안을 많이 받아가요:)

빅맥쎄트 ·
2023/05/27

@연하일휘 

[합평]

부모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상태는 두려움과 닫힌 마음을 보여준다. 부모님의 얼굴이 익숙하지 않았던 것, 언제나 고개를 숙였던 나의 모습이 오래동안 유지된 것을 보면서 마땅히 딸로서 받아야 할 사랑, 애정, 관심이 부재한 아픈 삶이었다는 것을 느낀다.

 눈과 얼굴을 마주하는 사람만이 기억속에 남는다. 자주 눈을 마주하며 대화를 나눌 때, 순간의 장면이 [하나의 장면]으로 남게 된다. 부모님과 연관된 장면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은 겉으로도, 내면적으로도 제대로 된 소통이 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평소 연하일휘님의 글에는 다정다감함과 친절함이 묻어난다. 평온하고 잔잔하게 그려지는 마음과 시선의 변화는 하나의 멋진 글로 탄생한다. 이번 글에서 느껴지는 전반적인 정서는 '아픔'이다. 잊어버린 부모의 얼굴을 다시 찾게 되면서, 그녀는 부모님의 얼굴을 마주하기 시작한다.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부모의 얼굴을 다시 본다는 것은 더 이상 과거의 상처와 아픔속에서 머물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좋고 싫음의 문제가 아닌, 필요성과 윤리 사이에서 가족의 의미를 정의하고 있다. 자식의 몸과 마음을 아프게 하는 부모는 필요성의 측면에서도, 윤리의 측면에서도 가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부모를 등지고 돌아서는 삶 대신 아픈 부모의 곁에서 함께하며
얼굴을 마주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녀의 삶은 누군가의 눈을 마주하는 것을 통해서 만들어져 간다. 

 그녀가 마주한 부모님의 얼굴은 무엇이었을까.

https://alook.so/posts/70tmJa5

얼굴을 점점 잊어버리게 되는 요즘. 그렇게 또 누군가에게 잊혀져 가는 게 삶인가 싶은 마음이 드네요.

눈을 바라보고 마주하는 것, 눈을 바라보면서 누군가를 기억하는 것. 그것이 바로 얼굴.

아멜리 ·
2023/05/27

[합평]

얼에모2를 통해 인연을 맺은 연하일휘님! 첫 글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저에게도 부모님의 다툼이 잦아진 어린 시절이 있었는데요, 그럴 때마다 동생들을 데리고 놀이터에 가서 밤이 늦도록 그네를 타고, 동생들의 그네를 밀어준 기억이 납니다. 그때 그네가 없었다면 저의 어린시절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요, 여전히 그네 타는 걸 좋아하기도 합니다.

글 시작이 마치 단편소설 같았어요. 하교길의 풍경, 화자와 엄마가 손을 잡고 걷는 장면, 집에 돌아와서도 멈추지 않는 화자의 불안함까지요. 

연하일휘님의 글은 아래 흐름으로 전개된다고 생각해요. 

- 엄마, 아빠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 친구들을 얼굴을 떠올려 보지만 기억하지 못한다.

- 화자는 사람의 '눈맞춤'을 통해 얼굴을 기억한다.

- 화자는 부모를 마주할 때 늘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그 이유로 부모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 화자가 부모 앞에서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던 상황들 묘사

누군가의 얼굴을 기억하기 위해 눈맞춤을 해야하는데 그럴 수 없었던 어린시절의 모습과 지금의 나는 어떤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합니다.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했으나 눈맞춤을 할 수 없었기에 어린 '나'에게 불안함과 두려움을 줬던 '부모'와의 관계를 '얼굴'이라는 주제에서 가져왔다고 생각하고요. 

결론이 다소 느닷없이 정리되는 느낌이 있기에 '화자가 부모 앞에서 고래를 숙일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한 묘사'를 조금 더 압축적으로 보여주거나, 결론으로 가기 전 징검다리가 될 수 있는 요소가 추가되면 좋겠어요. 

연하일휘님의 마음을 만나는 시간이었고, 어린 시절의 연하일휘님에게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 갖고 지내느라 너무 많이 애썼다는 이야기 전하고 싶어요. 

다음 글에서 또 만나요. 뿅!

연하일휘 ·
2023/05/20

@똑순이 사실 어머니....도 하소연을 섞은, 상처주는 말도 많이 하셨었기에....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부모님에 대해 좋은 기억보다는 원망이 더 많이 튀어나와요. 그런데 어른이 되고 생각하니, 어머니가 점점 더 안쓰러워지더라구요. 그래서 지금은 그정도만. 그랬었지, 정도로만. 살포시 덮어두고 대략적인 어린 시절로만 남겨두려 합니다ㅎㅎ저보다 어머니가 더 힘드셨겠지요...

아마 그래서 제가 더 똑순이님을 좋아하는지도 몰라요. 똑순이님의 삶도 얼마나 힘드셨을지 아니까요....자식을 위해서, 그 힘든 시간을 견디고 견디신 똑순이님을 보며 저는 어머니를 떠올리고. 그러며 저는 조금 더 어머니를 이해하고, 상처보다는 애정으로 바라보게 되는 시간이 되었어요. 저는 똑순이님이 너무 좋아요. 저도 똑순이님을 알게 되어 다행입니다. 사랑합니다~♡

연하일휘 ·
2023/05/19

@클레이 곽 감사합니다:) 지금은 그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있어요. 누구나 힘든 시기가 있을 것을 알기에. 그리고 저보다 더 힘드셨을 어머니를 알기에. 위로 감사합니다.

@수지  감사해요, 수지님. 과거의 이야기를 꺼낼까- 말까. 고민을 좀 했어요. 지나치게 우울한 글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이미 지나간 일들에 원망을 하고 한탄을 해도 나아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리고 지나가 버린 이후에 후회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박현안  현안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을 한 번 읽어봐야겠네요! 어느 선까지 드러내느냐....를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파다보면 너무 깊이 파고들게되지 않을까.....ㅎㅎ다음 글이 문제입니다...ㅠㅠ비밀.......꼭꼭 숨겨놨던 비밀...!!!!

@콩사탕나무  위로해주셔서 감사해요..ㅎㅎ이제는 지나간 일이고, 그 시절의 일이었으니 이젠 괜찮아요! 그때보다는 어른이 되기도 했구요ㅎㅎ그 시기는....그래도 '내 잘못'이 아니라서 힘들었지만, 지금은 '내 잘못'이 아니었어서 다행이란 생각도 해요. 억울하다...로만 끝나고- 제가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며 끝낸 일이 아니라서요. 문제는 다음 소재인 '비밀'......예전 일을 한 번 떠올려서 그런지, 그 시기의 일들만 연달아 떠오르는게 문제예요...! 다음글은! 밝은 글을 써보자...!가 목표입니다.

@피아오량 눈을 마주친다는게 꽤 큰 의미이구나...를 느끼곤 해요. 저는 여전히 안면인식장애 수준으로 사람을 못 알아봅니다ㅠㅠ 보다 눈을 많이 마주쳐야하나....싶어요...!

·
2023/05/19

그동안 잊게 지냈던 대화의기본이 눈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되네요. 저도 사람의 얼굴이나 이름을 잘 기억을 못하는 편인데 잘 생각을 해보니 좀더 오래 기억을 하는 사람은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한 사람들이 기억에 남아있네요.ㅜ 눈을 마주치면서 상대방과 이야기를 한다는것이 나를 제대로 봐준다는 느낌이 들어서 참 좋았던거 같아요. 너무나도 감사한 글이에요 !!